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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의 작문공부/이별 이야기

3주년 선물은 이별

by 혼자노는아싸(호나) 2022.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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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년 선물은 이별이었다.

얼마 전부터 만나는 날마다 어두워 보이던 네 표정.
별일 아니라며 말을 자꾸 돌리는 너였지만,
내가 계속해서 물으니, 울음을 터뜨리며 이별을 고했다.

시간을 갖거나 같이 해결해 보려는 생각은 없었던 걸까.

나랑 있으면 좋지만,
자기가 원하는 설렘은 느껴지지 않는단다.
모난 구석 없이 어디가서 자랑할만한 사람이지만,
남자로 느껴지지 않아서 연애하는 기분이 아니라고 했다.

비수를 수도 없이 꽂고 돌아서는 너였지만,
그 모습마저 참 예뻤다.

어지간한 다툼이나 문제는 금방 풀던 우리였지만,
이번만큼은 해결할 수 없었다.
이미 마음을 정리한 너는, 모든 연락과 대화를 피했고,
나는 그때마다 이별을 실감하며 휴대폰을 내려놨다.

3년 동안 이별 위기조차 없던 우리는,
그렇게 일주일만에 헤어졌다.

옆에 있는 게 당연해서 떠날 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모질게 굴거나 못나게 대하지도 않았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을 실천하면, 누구보다 애정을 쏟으면,
행복한 연애를 이어나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었다는 게 허탈했다.
화가 치밀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네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하나로만 설명하기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었다고 생각했는데,
함께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던 건, 나 뿐이었구나.
잠자리에 들 때마다 내일을 기대하게 하던 너였는데,
한순간 사라지니 다음 날이 오는 게 무서웠다.

코로 들이마신 공기가,
내 몸의 어느 한구석도 채우지 못하고 빠져나간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를 채워주던 네가 없어지니,
남은 건 텅빈 껍데기 뿐이었다.

그래도 돌아보면 좋은 연애였다.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행운을 맛봤다.
너무나도 다르던 우리가 비슷해져가는 과정이 즐거웠다.
힘든 순간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마웠다.
이 모든 순간을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대로 놓치기에는 미련이 많이 남을 것 같아서
찌질하게 보이더라도 돌아와달라고 했다.

너를 붙잡기 위해 마지막으로 전한 내 마음이
떠나는 걸음에 큰 짐이 된 건 아닐까 걱정되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그러나 기대하지는 않으려 한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너의 행복을 바랄 테니,
그토록 원하던 설렘을 줄, 좋은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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