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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 이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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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16

군화의 불안 고등학생 때 시작한 연애가 4년을 넘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아무 문제 없던 우리가 헤어지게 될 줄도... 다른 대학을 가게 되었을 때조차도 다툼 없이 잘 사귀던 우리인데, 네가 군대를 가고, 대화가 부족해지니 점차 문제가 터져나왔다. 예전처럼 힘들지도 않고, 휴대폰도 있고, 휴가도 자주 나올 수 있으니까 같이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입대 초반에는 괜찮았다.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네가 보고 싶어서 울기도 하고, 서로가 옆에 없는 동안에 보내는 일상이 어떤지 이야기 하느라 할 말도 많았다. 첫 휴가 때는 정말 한치도 떨어지지 않았고, 복귀하는 날에는 너에게 안겨서 몇 시간을 보내고서야 놓아줄 수 있었다. 위병소 앞에서 네가 사라질 때까지 보고서야 발걸음이 떨어지고, 집에 .. 2022. 8. 27.
해도 뜨고 그래서(비도 오고 그래서 오마주) 해도 뜨고 그래서 네 생각이 났어 지금은 장마철이라 볕 볼 일이 거의 없지만, 그렇다고 매일 비만 내리는 것도 아니더라. 그래서 오랜만에 네 생각이 나나봐. 네가 날 칭찬하던 말에는 늘 해나 빛이 따라왔으니까. 간만에 보는 태양에서 너를 생각하게 되는 건가봐. 일부러 너와 주고받은 편지를 찾아봤어. 이걸 아직도 품고 있다는 게 이해되진 않겠지만, 가끔 추억에 잠기고픈 날에는 펼쳐보고 싶거든. 그래서 이 비가 그치지 않았으면 해. 네 생각에 잠겨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음 해. 가장 맑은 날의 태양을 보고 너를 떠올려서, 집안에 들어와 네 흔적을 들춰보지 않았음 해.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다시 비가 내릴 거고, 그러면 한동안은 또 네 생각이 나지 않겠지. 벌써부터 장마가 끝나는 그 날이 무서워. 우산 아래에서.. 2022. 7. 17.
감정 쓰레기통 감정 쓰레기통, 너로 인해 가득찼으나, 그 속에 좋은 것은 찾아볼 수 없는, 필요없는 감정들이 버려지는 보관함. 그리고 네가 나를 대하는 태도의 대명사. 지하철역에서 환승통로를 지나가던 중, 문득 걸음을 멈춰섰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쓰레기통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었다. 단지 보기만 했을 뿐인데, 가슴이 저릿해져오는 이유는 뭘까. 누군가에게 쓸모없어진 것들이 모여 채워진 그 속이,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내 모습을 닮아서 그렇겠지. 가득차면 누군가가 비워주는 쓰레기통보다 못한 존재, 아마 네가 바라보는 나는 그정도가 아닐까? 종로에서 뺨을 맞고, 한강에서 푸는 사람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연애를 하면서 실감하고 싶지는 않았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는 말을 좋아하던 너는, 단 한번도 실천을 할 때가 .. 2022. 4. 16.
자존감 낮았던 여친과 이별 SNS를 보면 그런 글들이 참 많다. 자존감이 낮아 만나는 사람마다 좋지 않게 헤어졌지만, 지금 만나는 사람은 끝까지 내 옆을 지켜줬다는 이야기. 그래서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하고 있다는 아름다운 결말. 어렸을 때부터 읽어왔던 글이라, 시작부터 결말까지 다 꿰고 있었는데, 정작 나는 그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을 수도 있다. 1%의 이야기가 대단해 보이는 건, 그렇지 못한 99%가 있었기 때문이니까. 단지, 1%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던 내가 바보 같았다. 자존감이라는 것은 그리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을 바꾸는 것도,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모두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 함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별 게 아니었다. 항상 내 마음을 확인하려고 이런저런.. 2022. 3. 12.
연락 문제로 싸운 연인과 이별 학창시절을 함께 하던 너와 헤어졌다. 연락 문제였다. 열다섯살부터 스무 살이 되는 올해까지 5년을 사귀었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사귀기 전, 좋아한다고 표현을 마구 날리던 때가 있었다. 잘해줄 테니까 사귀자는 고백을 받은 뒤로, 몇 달 동안은 기쁨에 겨운 날들이 반복되기도 했다. 하루하루 너와 연락하는 시간이 행복해서, 점점 더 너에게 빠져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때는 몰랐다. 연인 사이의 연락 문제가 이별 사유가 될 줄은. 골머리가 썩고, 눈물을 흘리고, 그러다가 포기하고, 결국 너를 놓아버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너는 나보다 친구가 더 우선이었다. 그 다음은 자신이었고. 친구들과 PC방을 가면 휴대폰을 뒤집어놓고, 집에서 티비를 볼 때는 저 멀리 방치해두고, 카톡.. 2022. 3. 6.
끝나버린 친구사이 몇 년간 담아왔던 마음을 표현했음에도 드러난 건 조막만한 티끌 정도라 할 말이 많다. 그렇다고 말로 하기에는 뒤죽박죽이 될 것 같아 고심하다가 결국에는 편지로 전하려 한다. 널 처음보게 된 1학년, 중학교에 입학해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가시기도 전이었다. 선생님이 출석을 부르며 한명씩 자기소개를 했을 때, 그 때부터 너를 좋아했다. 내 눈에만 그랬던 건 아닌지, 네 주변에는 친구들이 항상 넘쳤던 걸로 기억한다. 적당하게 인사만 주고받는 사이라 티를 낼 수는 없었지만, 질투를 많이 느끼기도 했다. 그렇게 더 가까워질 방법을 고민하다가 관심도 없던 독서동아리에 들어갔다. 네가 있다는 이유 하나로. 짝사랑이 맞사랑이 되었으면... 그런 상상을 자주했다. 친구로 대하는 것도 이렇게 설레는데, 그 이상은 얼.. 202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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