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개2 먼저 떠난 우리 강아지 내년이면 10살, 어느덧 인생의 반을 함께 했구나. 처음 집에 데려왔던 쪼꼬미 시절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네발로 기는 것조차 낑낑 소리를 내던 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이렇게 나이가 든 노견이 되었을까. 뛰어놀기 좋아하던 활기찬 너였는데, 어느순간부터 잠을 자는 시간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색이 바래지는 털을 보면서 늙어가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렇게 실감을 하고 있으면서도, 갑작스럽게 이빨이 빠졌던 날에는 얼마나 놀랐는지. 너를 안고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다. 어딘가 아픈 게 아닐까. 내가 잘 돌보지 못해서 조금 더 쓸 수 있었던 이빨을 버리게 된 게 아닐까. 의사 선생님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셨지만, 나에게는 건강을 잃어가는 네가 낯설었다. 노화는 점점 더.. 2022. 3. 1. 우리 가족 봄날이 봄날아. 19년, 이게 뭘 의미하는 숫자인지 알겠어?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자 네가 살아온 햇수야. 나에게는 처음 생긴 친구였고, 사랑하는 가족이기도 했지. 내 인생의 대부분을 같이 보냈기에 네가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지도, 믿고 싶지도 않아. 살아온 세월에 비해서 건강해보여서 마음의 준비도 못했는데, 그게 다 내 욕심이었나봐.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었다 그러네. 언제나 내 옆에서 자다가, 아침이 되면 반겨주는 너였는데, 어쩐 일로 거실에서 잠을 청하는가 했어. 가끔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는 게 아니었는데, 내가 안일했다. 그날 밤이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쓰다듬어 줄 걸. 나보다 항상 먼저 일어나던 애가, 해가 중천에 뜨도록 얼굴 한 번 안 비치는 게 이상했어. 외롭게 잠들어 떠나기 전.. 2022. 2. 2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