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세상 ☆☆ 이별 이야기
반응형

슬픈이야기3

군대에 있을 군화에게 말하는 이별 어느새부터 우리의 대화에서 질문이 줄어들었다. 매일 전화를 걸지만, 정적이 차지하는 시간이 늘었다. 같은 일과를 반복하는 군대이니, 지금은 네 일상이 짐작이 간다. 특별한 일이 자주 생기지도 않으니, 너도 할 말이 적어졌나보다. 가끔은 신나서 혹은 풀이 죽어서, 길게 이야기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미안하다. 겪어본 적이 없으니 공감을 해주기가 어렵다. 뭐라고 반응을 해야 네가 좋아할까. 조언을 바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힘내라고 하기에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그 말이 아니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라 실망하고 있다면 미안하다. 한 번은 시시콜콜한 내 이야기를 늘어놔봤다. 뭔가 재미가 없다고 해야할까. 옆에서 들려주는 것과는 달랐다. 서로 보면서 대화할 때는 경청이.. 2022. 3. 5.
먼저 떠난 우리 강아지 내년이면 10살, 어느덧 인생의 반을 함께 했구나. 처음 집에 데려왔던 쪼꼬미 시절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네발로 기는 것조차 낑낑 소리를 내던 게 엊그제인데, 어느새 이렇게 나이가 든 노견이 되었을까. 뛰어놀기 좋아하던 활기찬 너였는데, 어느순간부터 잠을 자는 시간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같다. 시간이 갈수록 색이 바래지는 털을 보면서 늙어가는 것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렇게 실감을 하고 있으면서도, 갑작스럽게 이빨이 빠졌던 날에는 얼마나 놀랐는지. 너를 안고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다. 어딘가 아픈 게 아닐까. 내가 잘 돌보지 못해서 조금 더 쓸 수 있었던 이빨을 버리게 된 게 아닐까. 의사 선생님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하셨지만, 나에게는 건강을 잃어가는 네가 낯설었다. 노화는 점점 더.. 2022. 3. 1.
우리 가족 봄날이 봄날아. 19년, 이게 뭘 의미하는 숫자인지 알겠어?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자 네가 살아온 햇수야. 나에게는 처음 생긴 친구였고, 사랑하는 가족이기도 했지. 내 인생의 대부분을 같이 보냈기에 네가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지도, 믿고 싶지도 않아. 살아온 세월에 비해서 건강해보여서 마음의 준비도 못했는데, 그게 다 내 욕심이었나봐. 지금까지 버틴 게 기적이었다 그러네. 언제나 내 옆에서 자다가, 아침이 되면 반겨주는 너였는데, 어쩐 일로 거실에서 잠을 청하는가 했어. 가끔은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기는 게 아니었는데, 내가 안일했다. 그날 밤이 마지막이 될 줄 알았더라면 조금 더 쓰다듬어 줄 걸. 나보다 항상 먼저 일어나던 애가, 해가 중천에 뜨도록 얼굴 한 번 안 비치는 게 이상했어. 외롭게 잠들어 떠나기 전.. 2022. 2. 27.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