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공자의 작문공부/이별 이야기

유일한 관심사가 자살이라

혼자노는아싸(호나) 2022. 4. 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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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생아, 아직 경험할 게 많은 너는 보람 있게, 행복하게 살다가 따라오렴. 먼저 가버리는 못난 형이 할 말은 아니지만, 세상은 신기한 것들이 많단다. 그러니 다양한 것들을 보고, 느끼고, 체험했으면 좋겠어.
  
  그중에서 네가 호기심을 느낄 요소도 있을 거야. 어쩌면 흥미있는 분야가 생길지도 모르지. 목표가 생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될 지도 몰라. 아주 좋은 성과를 얻을 수도, 실패를 할 수도 있겠지.
  
  가끔은 눈앞의 일을 처리하느라 급급해서 섣부른 판단을 내릴수도,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었던 성과도 놓치게 될 수 있어. 그러나 절대 포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떤 분야에서 노력만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이라면, 다음 기회를 노릴 수도 있을 거야.
  
  멀리 떠나가는 사람이 하는 말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겠지. 나도 그렇게 느끼고 있어. 내 상태가 조금만 더 멀쩡했더라면, 네 옆에서 웃으면서 말해 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냥 머리로만 인지하고 살아가는 것과, 마음 속으로 새기면서 실천하는 행동의 차이는 아주 크다. 그러니 내 말을 꼭 명심하고 살아가길 바래.
  
  사람이 떠난 자리는 크게 느껴진다고 하더라고, 나도 마찬가지일까 싶기는 한데, 빈자리는 눈에 띄니까 그럴 수도 있을 거야. 그래도 세상에는 여전히 아름다울 것이고, 그중에서는 네가 사랑하게 될 것들도 있을 거란다. 비어있는 자리는 남겨놓지 말고, 다른 것들로 채워버려. 알았지?

  부모님이나 다른 형제들한테는 나 많이 미워하라고 전해줘. 결국은 먼 곳으로 떠나야 하는 인생, 나는 조금 더 빨리 떠났을 뿐이라고. 오래전부터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무의미하다고 느껴졌었는데, 그나마 관심이 가는 게 '죽은 뒤에 어떻게 될까' 하는 거였어. 그래서 한번 해보려고. 끝인지 새로운 시작인지 직접 겪어보려 해. 결과는 알려줄 수 없겠지만, 우리 가족은 아주 나중에 알게 되었으면 좋겠네.

  다들 많이 미안해. 슬퍼할 사람들을 생각하며 살기에는 내 마음에는 여유가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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