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 있을 군화에게 말하는 이별
어느새부터 우리의 대화에서 질문이 줄어들었다.
매일 전화를 걸지만, 정적이 차지하는 시간이 늘었다.
같은 일과를 반복하는 군대이니,
지금은 네 일상이 짐작이 간다.
특별한 일이 자주 생기지도 않으니,
너도 할 말이 적어졌나보다.
가끔은 신나서 혹은 풀이 죽어서,
길게 이야기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미안하다.
겪어본 적이 없으니 공감을 해주기가 어렵다.
뭐라고 반응을 해야 네가 좋아할까.
조언을 바라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힘내라고 하기에는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그런데 그 말이 아니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대했던 반응이 아니라 실망하고 있다면 미안하다.
한 번은 시시콜콜한 내 이야기를 늘어놔봤다.
뭔가 재미가 없다고 해야할까.
옆에서 들려주는 것과는 달랐다.
서로 보면서 대화할 때는 경청이지만,
전화로 하니 침묵이었다.
표정이 보이지 않으니,
네가 어떻게 느끼는지 짐작할 수가 없다.
그러다보니 할 이야기가 있어도 하지 않게 됐다.
우리 둘 다 마음이 식지 않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전화를 하는 게 맞나 싶다.
슬픈 이야기지만, 이런 걱정 자체가 스트레스다.
넌 아직 일병인데,
난 남은 시간을 이겨낼 자신이 없다.
그래서 네게 마지막으로 말을 남긴다.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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